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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REVIEW

7x19 Garage Sale | 진정 오피스다운 프러포즈

마이클이 떠나는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면 눈물이 날 거라고 아주 오래 전부터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었다. 분명 오피스다운 방법으로 기분 좋게 눈물나게 해줄 거라고, 그럼 나는 한 번 울고 쿨하게 마이클 안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럴수가. 아직 떠나지도 않았으면서 벌써 이렇게 날 울리다니.

 

 

마이클이 홀리에게 청혼 한다는 너무나도 간단한 이야기인데 보는 내가 왜 그리 떨렸는지 모르겠다. 3년치 월급을 털어 반지를 준비한 마이클. 주차장에 불 지르겠다는 초특급 로맨한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마지막엔 모든 직원이 마이클의 프러포즈에 함께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진정 오피스답다. 결국 마이클이 원하던 대로 아주 많이 로맨틱하게 불을 밝힌 것도, 마이클이 부러워하던 대로 비가 왔다는 것도, 둘만의 언어로 청혼을 하고 승낙하던 씬도 너무 너무 좋았다. 마이클의 전부나 다름 없는 회사에서, 그리고 사랑에 빠진 곳에서 청혼한다는 상황이 어찌나 로맨틱하던지. 중간에 휴게실에서 홀리가 먼저 청혼하는 줄 알고 얼마나 놀라고 웃겼는지. 그리고 마이클이 홀리에게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여러 장소를 보여주어서, 홀리와의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어서, 그래서 지난 몇 년 간 오피스와 함께한 나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어서 너무 너무 너무 좋았다. 모르겠다. 좋다는 말 밖에는.

 

 

 

드디어 팸이 마이클에게 "우린 가족이잖아요" 했을 때, 이제 조금은 실감이 나는 것도 같았다. 그래도 설마 이게 마지막 회의는 아니겠지. 마이클이 떠나겠다고 자기 입으로 똑똑히 말했는데도 아직은 믿겨지지 않는다. "우리 모두 콜로라도로 가는 건가요" 했던 케빈처럼, "맞아" 했던 마이클처럼, 내 마음도 그렇다. 아직은, 아직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마지막 5분 동안 난생 처음 신기한 경험을 했다. 웃고 있는데 눈물이 고이더라. 지금까지 오피스를 보면서 냈던 온갖 감탄사는 다 뱉었던 것 같다.

 

이 에피소드는 차마 점수를 못 매기겠다... priceless.

 

P.S. 한 달 전부터 마이클이 홀리에게 프로포즈 할 결심을 한다. 라는 시놉시스 한 줄만 달랑 공개했었다. 작가가 누구인지, 연출이 누구인지도 비공개였다. 스티브 커렐이 연출해서 그랬나보다. 다른 줄거리는 설명할 필요도 없어서 그랬나보다. 작가는 7x08 Viewing Party를 썼던 Jon Vitti. 에피소드 후반 마이클과 에린의 역할극 씬을 기억한다. 그리고 오늘은 그 때 느꼈던 묘한 감동의 수 만 배 이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