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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REVIEW

6x21 Happy Hour | 오피스, 본격 연애 시트콤으로 부활


며칠전 누군가와의 대화. 

"오피스가 요즘 다시 재미있는 이유를 알았어." 
"뭔데?" 
"팸이 안 나와서" 

팸이 출산 휴가 중이란 사실은 짐과 팸 커플 스토리가 없다는 뜻도 된다. 종종 하는 말이지만 난 애초부터 짐과 팸한테는 애정이 없다. 사무실이니까 사내 연애라는 설정이 물론 필요하고 어떤 드라마든 연애 구도를 꼭 원하는 시청자가 있으니 (나도 그 중 한 명)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이 커플은 처음부터 이상하게 정이 안 가는 걸 어쩌나. 시즌 3까지는 기존 드라마에서 보던 식의 연애가 아니라 그나마 아슬아슬하고 시니컬한 맛으로 봤다고 쳐도, 갑자기 팸이 석탄길을 통과하고 뭔가 깨닫더니만 아줌마가 된 후로는 정말 별로였다. 현실에서도 이런 타입 딱 질색인데, 얌전한 척 하다가 가끔 확 깨는 뭐 그런거. 마이클처럼 만날 진상 떨다가 가끔 감동시키는 사람이 차라리 낫지.

아무튼, 시즌 4부터 오피스가 좀 시들해진 이유는 스토리가 짐과 팸에게 너무 치우쳤기 때문이라고 보는데 이것도 편파적인 감상인가? 전 세계에 깔린 지지자들의 요구를 만족시켜야 하는 제작진 상황도 이해하지만 이건 연애 시트콤이 아니라 사무실 시트콤이잖아. 아 뭐 정이 안갈 뿐이지 객관적으로는 참 모범적인 커플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정 떨어져서 시즌 5 쯤인가 심지어 오피스를 접을까 생각한 적도 몇 번 있었다는게 문제지. 남들은 마이클이 불편해서 못 본다는데 나는 너무 현실적인 짐과 팸 커플의 모습이 불편했는지도. 

쓰다보니 울컥해서 사설이 너무 길었는데 하여튼 나는 이 커플이 애를 얼른 낳았으면 했다. 빨리 결혼하고 애를 낳아야 다른 인물도 좀 다룰 테니까. 그리고 이런 바람대로 역시 애를 낳고나니 점점 상승세. 게다가 이번 에피소드는 방영 전부터 작가가 B. J. Novak이라서 기대를 했는데, 과연!!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미친듯이 웃으면서 본 에피소드가 대체 얼마 만인가. Whack!  

역시 오피스는 모든 캐릭터를 활용할 때 진가를 발하는 시트콤이다. 퇴근을 위해서라면 푸시업도 마다않는 스탠리에게 절대 공감. 직원들이 같이 술 마시러 가자니까 눈물 글썽이는 마이클. 오락실의 제왕 크리드. 오늘도 짧고 굵은 카리스마 대럴. 게이 커플 오스카와 맷. 이틀에 한 번씩 사겼다 헤어지는 라이언과 켈리. 앞으로 가장 기대되는 드와이트와 이사벨과 엔젤라. 초반부터 전폭 지지중인 앤디와 에린 (이상하게 에린한텐 연민이 느껴지네). 그리고 마이클과 카리스마 넘치는 새 여자친구 후보. 이번엔 아예 대놓고 연애 시트콤이었지만 이런 식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자, 오피스 드디어 부활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