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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REVIEW

7x25-26 Search Committee | 담담했던 피날레

늘 하는 말이지만 오피스 피날레는 연말 정산하는 기분이다. 반전이나 떡밥이 있어도 다음 시즌 기다리는 것이 괴로울 정도는 아닌, 딱 적절한 수위로 일 년을 마무리하는 피날레. 딱 한 번 그렇지 않은 적이 있었는데 내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웃다가 울다가 마지막 반전에 넋을 놓게 만들었던 3x24-25 The Job 이었다. 지금도 생생할 정도로 당시 후유증은 엄청났다. 4년이 지난 오늘 다시 한 번 비슷한 주제로 피날레를 방영했는데 이번엔 그때만큼 애타는 느낌이 전혀 없다.

결국 지점장을 안 알려주고 끝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새 보스가 누가 될지 이미 지겹도록 상상을 해서 그랬던 것일까. 어차피 지점장 정체를 밝히리라고는 기대도 안 했기 때문에 실망 같은 건 없지만 그래도 너무 담담한 시즌 마무리가 아닌가 싶다. 시청자 여러분 휴방기에 똥줄 타시지 말라고 배려하는 마음인건가... 시즌 3처럼 끝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울 줄이야...

그나저나 구심점이 되는 캐릭터가 없어서 몇 주 째 은근히 어수선한 느낌인 것은 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40분이 약간 길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Double Episode 보면서 이렇게 느끼는 것이 뭐 한 두 번도 아니고, 그러려니 한다. 어쨌든 아직은 오피스를 계속 볼 생각이므로... 관대하게, 후하게, 다 그러려니 한다;;; 조금 루즈했던 것에 비하면 재미는 있었으니 된거다 뭐;;; 이런 기회에 캐릭터를 좀 더 깊게 파보겠다는 의도도 돋보였고. 당장 생각나는 몇 가지 favorite moments:

  • 크리드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늘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또 막상 진짜로 뭔가 비중있어 보이려고 하니 처음엔 어색했던 것도 사실. 그런데 business 글자도 못 쓰는 씬부터는 그냥 크리드 나올 때마다 ㅋㅋㅋ 하면서 봤다. 비현실적이면 어떤가... 그동안 크리드한테 쌓아온 정이 있는데 -ㅅ- 웃기면 됐지.  
  • 요새 라이언 대사가 조금씩 많아져서 기쁘다. 짧게 짧게 여러 번 나오면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스탠리 죽지마세요 ㅋㅋㅋㅋ 
  • 조 베넷이 <믹스 앤 매치 강아지> 데리고 등장할 때 좀 크게 웃었다. 마침 어제 7x24 Dwight K. Schrute, (Acting) Manager 작가 인터뷰를 읽어서 더 그랬을 거다.
  • 게이브가 떠날지도 모르겠다는 얘기를 불과 며칠 전에 했는데; 진짜 가버리다니. 진짜 갔다고 해도 크게 슬프진 않겠지만, 요즘 처음으로 물 올랐는데 아쉽긴 하다. 앤디 면접 보는 씬 연기도 괜찮았는데 ㅠ 배우가 진짜로 주먹이 아픈데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이 ㅋㅋㅋ 
  •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드와이트의 존재감. 짐이나 팸은 절대 불가능한 병신미를 뿜어내며 마이클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 같다. 제임스 스페이더랑 싸울 때도 그렇고 ㅋㅋ 화상환자도 그렇고 ㅋㅋ 이력서 문자도 ㅋㅋ 1인 2역으로 면접 볼때도 ㅋㅋㅋ이젠 그만 좀 변하면 좋겠는데 복수의 칼을 가는 걸 보니 다음 시즌엔 상태가 더 안 좋을듯;;
  • 에린과 필리스의 미스테리가 벌써 풀리다니 ㅠㅠ 그것도 김 빠지게 대놓고 말해버리고 ㅠㅠ 그래도 에린한테 "엄마"가 생겼다는 설정은 마음에 든다. 그리고 뭐 아직 에린한테는 비밀이니까 ㅋ 이 설정이 더 재미있을지도? ㅎㅎ
  • 에린 퍼펫쇼랑 붕대 반쯤 푼 드와이트는 즉시 스샷찍고 싶을 정도의 귀여움.
  • 데이트 신청을 거절하고 앤디가 했던 인터뷰는... 진짜 다큐였다 ㅋㅋㅋ 와... 인간 심리를 너무 잘 뽑아낸다. 그런데, 좋긴 한데, 이제 그만 둘이 사귀는 얘기로 넘어갑시다. 그리고 어떤 팬의 표현을 빌리자면 "메이블린 마스카라" (ㅋㅋㅋㅋㅋㅋㅋ)처럼 옷 입는 것, 재미 없으니 그만 좀.  

그리고 고대하던 까메오들의 등장. 이 유명인사들이 떼로 등장하는데도 진짜 그냥 구직자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 섞인 것은 "신기"했으나, 그렇게 광고를 퍼부은 것 치고는 오히려 기존 배우들이 더 웃겼던 에피소드. 문득 이 까메오들의 출연 분량이나 비중으로 제작진이 시청자를 낚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아무튼 아직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싶다. 기대했다 실망하느니 아무 생각 없다가 무덤덤한 쪽을 (제발...) 택하련다. 그래도 자꾸 떠오르는 생각은 멈출 수 없어 ㅋㅋ 일단 적는다. 4달 후에 이 글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 워렌 버핏은 확실히 아닌 것 맞고,
  • 짐 캐리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30초가 뭡니까;;; 짐 캐리가 돈을 버리고 오피스를 택한다면야, 그보다 좋을 수는 없겠지만 역시 매우 현실적인 이유로 이 사람도 아닐 것 같다. 모두의 마음을 대변하듯 대사로는 짐 캐리가 제일 끌린다는 식으로 말하던데...그냥 말만...
  • 리키 저베이스 역시 안 나올 공산이 크겠다. "이봐요, 난 미국 지점장 안 한다니까" 하는 심정을 담아 연기하신 듯
  • 윌 아넷은 물론 재미있었찌만 마지막에 밴스 냉동산업 운운하는 건... 새로 찍는 쇼나 잘 하겠다는 소리같은데, 역시 안 나오겠지;; 캐릭터 자체도 다음 세 명에 비해서는 약했다.
  • 여기서부터는 지점장이 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든 사람들. 캐서린 테이트는 개인적인 이유로 썩 호감은 아니지만 "여자 지점장"인데도 그 상황 안에서 은근히 잘 어울리더라. 한편으론 영국 지점장의 여자 버전 같아서 참신하단 생각은 안 들었다.
  • 레이 로마노는 지금 하고 있는 쇼가 엎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생길 정도로;; 잘 어울린다. 분량이 많지도 않았는데 캐릭터를 너무 잘 잡은듯 ㅋㅋㅋ 빵 먹어놓고 후회는 왜 하냐고 ㅋㅋㅋ
  • 제임스 스페이더는... 재밌을 줄 알았다 ㅠㅠ 기대 이상이다. 뭔가 미스테리한 설정도 좋았고 분량도 많았는데, 한 번 나오고 말 거라서 분량을 많이 떼준 거라면? ㅠㅠ 그렇게만 생각하기엔 연출도 수상하고 드와이트랑 붙여놨던 것도 미심쩍은데... 아;;; 머리야;;;

마지막으로 자기들이 바라는 지점장 모습을 얘기하는 씬은 제작진의 심정, 또는 내 심정을 말하는 것 같아 열심히 보긴 했는데... 왜 이부분에서 이렇게 했는지는 알겠지만 그냥 메인 캐릭터의 빈자리만 자꾸 크게 느껴지더라. 사내에도 좋은 후보가 있다고? 드와이트, 대럴, 앤디, 켈리, 짐, 팸?? 기존 캐릭터 승진은 반대!! 반대!!

애초에 아무런 기대 없이 봐서 그런가, 소감은 심드렁한데, 그러면서도 이렇게나 길게 주절거린 이유는 영자막이 안 뜨고 있기 때문 -ㅅ- 지난 주 에피소드보다 훨씬 재미있었다는 소리는 결코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점수는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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